시간의 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고 했던가..
사실은 우리의 기억장치가 채워진 한도를 넘어선 후에도 새로운 정보가 input되어지는 바람에 정보의 turn over는 더 빨라진다.
결국, 같은 하루를 살아도 1분 1초의 흐름을 빨리 잊어버리는데서 오는 완벽한 착각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것 일텐데 착각일 수 밖에...
그것을 알면서도 백수의 시간은 이 1분 1초가, 그리고 하루하루가 아깝고 소중하다.
소중한 줄 알면서도 J성향이 아닌 나는 괴로워만 하고 있지, 해결하지를 못한다.
사회적인 학습형 J로 살아온 나는 조직과 규율이 없다면 무질서한 세계로, 아니 늪으로 한없이 파고든다.
나를 둘러싼 내 주변인은 (특히 우리 가족) 나보다 더 심각한 P의 성향을 갖고 있기에
누구보다 잘 동화되는 나는 이런 환경이 내게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내가 이 장소를 떠나야 하는데,
거기엔 용기와 또 새로운 '플랜'이란것이 필요해 진다.
언듯언듯 스쳤던 계획이 있었다.
2-3주 지난후에야 그 계획들이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도피처 였을 뿐,
진정 깊고 깊게 생각한 확신의 원석은 아니었다는것을 너무나 어이없는 상황에서 깨닫게 되었다.
'지속가능?' 이라는 단어를 대입시킬때 마다 처참히 무너져 버리는 '계획'이란 것이 이렇게나 얄팍한 것이었다니...
나는 나에 대한 신뢰가 부족했다.

다시 또 머릿속은 텅 비워졌다.
내 것, 내 일, 오롯이 내가 키우내는 그런 일을 하고 싶은데...
결국 이런 무미무취의 시간이 길어지고, 그 시간에 속력이 붙는다면,
나는 또 그냥 그렇고 그런 회사로 걸어 들어 가겠지.
그게 꼭 그렇게 싫은 건 아니지만, 사회적인 동물은 어쩔 수 없이 주변의 시선으로 연약해진 지지대를 마주하게 된다.
매번 기대감이 Zero라서 그런지, 새로운 인연은 기대보다 즐거운, 기분좋은, 행복을 주는 에너지를 내게 건내기도 한다.
좋은 기대감은 너무 큰 상처로 돌아오기 떄문에
모든걸 0에 잘 맞춰두는 일에 집중한다.
너무 큰 기대도, 너무 큰 불안도 갖지말자.
어떤 흐름을 타고 가속도가 붙더라도 하루를 기준으로 0.1이라도 나은 사람이 된다면 그걸로 훌륭하다.
이렇게 다독이며 불안한 내 마음을 다스려본다.
세상이 아주 많이 수상하다. 묻지마 살인, 문지마 칼부림... 이런 일들이 잦다.
예전에 그런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이건 결이 다르다.
혼자서 여행이라도 가려던 차에 타이밍이 너무 별로라 움츠려든다.
더 어릴때, 예전에 진작에 해 볼걸 조금은 후회된다.
그 땐 그럴 용기가 없었지...
그러고보니 지금은 무인도에 내놔도 잘 살만큼 독립적인 인간으로 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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