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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기록

퇴사. 나의 두번째 마일스톤

by 지구새 2023. 7. 19.

호기심 하나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성장한 나는
그나마 그 호기심 덕분에 낯선 환경에서 의외의 적응력을 보이며 이 날까지 살 수 있었던듯 하다.
적응이 빠르진 않지만, 퇴사를 결심하는 시간은 상당히 초스피드다.
일터에서의 내 철학은 꽤 단순한데,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요 리더가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느냐? 이다. (50%이상은 되어야...)
오랜 내 인생에서 반복되는 '퇴사'지만 여전히 퇴사는 그 뒷 맛이 까끌 거린다. 이별의 순간이 아름답길 바라는 것이 욕심일꺼다.
 
늘 그렇듯이 이벤트를 잘 치루면 한동안 또 멍하다.
나는 용의주도한 J성향이 아니라서 미리 계획하지 않는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하나씩 꺠닫고 할 일을 쌓아가곤 한다.
공기업, 대기업도 살짝 경험했지만, 출근이 설레는건 스타트업에 속해 있었을 때 뿐이어서 그런지  
정신을 차려보니 불안정한 스타트업계의 떠돌이 신세가되어 있었다.
 
근데, 이번 퇴사는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다.
한 동안은 무력감에 빠져서 허우적 될 줄 알았는데, 뭔가 생산적인 일을 여러가지 벌리기 시작했다.
그 중에 하나가 이 블로그 개설인데, 
사실, 과거에도 블로그를 하려고 여러번 시도했었다.
그러나, 글을 쓰는 내내 내 글이 부끄러워 10줄 적어놓고  하루종일 고쳐대다가 결국은 지쳐 나가 떨어진적이 많다. 글 쓰는걸 좋아하면서도 뭘 또  얼마나 완벽한 글을 뽑아내려고 했었던지, 내가 글을 쓰는건지 작품활동을 하는건지.. 에너지 다 쏟아내서 어찌어찌 글을 완성해도 결국 비공개로 마무리가 되고야만다.
지금 다시 보면, 온갖 기교와 수식어로 점철된 허세 가득한 내가 비춰보여서 뒷목이 쭈빗한 부끄러움을 느낀다.
왜 블로그를 못했는지 너무 잘 알고 있다.
결국은 내면은 공허하고 나보다 남을 더 의식하는 부족한 나를 수용하지 못해서 였다.

그러던 내가 조금은 건강해진 것 같다.
그리 길지 않은 2년의 시간 동안 정서적으로 완벽하리만치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였을까?
나는 부족하고 서투른 내 모습이 나쁘지않고 괜찮아졌다.
그래서 쓰고 있다. 이 글을 ...
 
여전히 하나의 글을 작성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적응이 되면 많이 단축 되겠지.
 
이 곳에 담을 내용들은 '정보'가 맞지만 점점 더 공부할게 많고, 여기저기 주워듣는 정보들은 많은데,
정작 필요할 때 '생각이 나지 않아서' 기록해 두는 이유가 클 것이다.
(절대 나이때문이 아님...... -.-)
 
그냥, 이 블로그는 내 일상의 거대한 메모장이 될 거다.
나한테 도움 될 만한 건, 그 누구에게 한 명이라도 도움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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